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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아동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작성자 한송이 등록일 08.07.17 조회수 838

안녕하세요? 저는 아동보호기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얼마전 아동보호기관에서 보호하는 아동을 전학시키기 위하여 근처에 한 중학교에 갔습니다. 제가 부모가 아닌지라 여러가지 절차상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교육청 전학담당선생님께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아이에게 격려의 말씀까지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던지...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울타리안에는 차가움이 더 많더군요....
아이와 함께 새로입학하게될 중학교에 가게된 첫날...
부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맡은 아이이기에 첫날부터 다른아이들에게 위축될까봐
아이들이 선호한다는 브랜드에 교복과 예쁜신발, 실내화, 책가방,,,, 학교가기전날 아이와 저는 얼마나 설레였던지 잠도오지 않았습니다.
1년동안 학교를 쉬었던지라 아이는 학교갈날만 손꼽아기다렸거든요...
그런데 첫날 교무실에서의 상황은 우리의 설레이는 맘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아동보호기관에서 여러아이들을 관리하며 여러번 전학을 시켰지만 그날처럼 학교선생님께서 시설아동에대해 아주 극단적인 언어로 선입견을 표출하신건 처음이었기에 정말이지
당황스러워 저는 죄인이 된듯했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그선생님의 입만쳐다보았습니다.
아니..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이왕이면 착하고 똑똑한 아이가 전학오면 좋겠지요... 하지만 시설아동이라고
해서 다 나쁜것만은 아닌데, 그분께선 "썩은사과 하나가 온 과일을 썩게한다고... " 혹시
이 글을 그 분이 읽으신다면 어떤생각이 드실까요?
"썩은사과"라는 말이 본인이 생각하시기에도 심했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아니~ 이애가 썩은사과가 아니라~ 말이 그렇다는 얘기죠~ "라고 덮어버리셨지만
이미 제 마음에는 부모로부터 어른들로부터 소외당했던 우리아이들이 학교라는 곳에서까지 이렇게 소외를 당하나? 하는 생각에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한번도 제가 보호하는 아이들에게 "시설아동"이라는 말을 단 한번도 써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머물고있는 이곳도 "시설"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혹시 그런 말들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저는 차마 "시설"이라는 말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말하는 "시설아동"이 이렇게 푸대접을 받을지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주체할 수 없도록 눈물이 났습니다.
교무실이 썰렁해 지더군요... 그리고 그분께서는 "이여자가 왜 아침부터와서 울고그러나?"하는듯 이상하게 절 바라보시더군요...
멀찌감치 앉아있는 아이에게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지금은 아이의 대변인이자 방패가 되어주어야할 내가 이런말에 울고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아무리 시설아동이 문제를 많이 일으켜 학교가 시끄러워져 전학오는게 반갑지않더라도
그걸 꼭 제 앞에서 표현해야만 했을까요? 선입견을가지고 있다는것을 꼭 제게 말해야
했을까요? 아무리 싫어도 그건 그 선생님 맘에 담아 두셔야 했습니다. 할 말이 있고 안할말이 있는데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그분들이 말하는 "시설아동"을 보호하는 보호자에게는
하지 말았어야 할 말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죠? 저도 우리아이들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래서 누가 저희 아이들에게 나쁜말하면 머리끝까지 화가납니다. 그날처럼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났는데 상대가 "선생님"이었기에 그래도 "선생님"이었기에 참고참은 말들을 눈물로 쏟아낸것입니다.
"우리아이는 미꾸라지가 아닙니다!!!"
"우리아이는 썩은사과가 아닙니다!!!"
"당신은 진정 교육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인성교육이라는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오늘도 아이의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학습부진이라네요... 의욕도없고 무기력하고... 눈빛부터 틀리다고 말하더군요...
15년동안 아이는 부모와 주위로 부터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그아이가 잘해도 잘못해도
그걸 바로잡아줄 누구도 없었습니다.  자존감이라곤 찾아볼수 없을정도로 제가보기에도 
무기력한 아이였습니다. 
그런아이가 아동보호기관을 만나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콩나물 자라듯 자존감이 쑥쑥자라났으면 좋겠지만 이제서야 조금씩 지금까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데 왜이렇게 조급하신지요... 

죄송합니다. 너무나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죄송합니다.
하지만 우리 보호기관에 있는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은 거둬주시기 바랍니다.
그런시선때문에 우리아이들이 그렇게 변해간다는 생각은 못해보셨나요?
옛말 틀린거 하나없다고하죠? "말이 씨가됩니다"
우리 아이들도 좀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주시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아주십시요.
정말정말 고개숙여 부탁드립니다. 

이렇게라도 제 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말을하고나니 답답함이 가시는듯하네요.
제 글이 불쾌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바랍니다.
똑같은 부모마음이라고 하면 웃으실지 몰라도 저도 7년동안 가슴아픈아이들과 한집에서 살아온 엄마입니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결혼을 했다면 내년엔 우리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네요~ ^^ 
저도 더더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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