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왕궁중학교 담당 강신규입니다.

관내 학교 졸업생으로서 학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는 점에 대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편으로 학교시설(운동장) 사용 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모교가 발전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고,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는 단순히 교육시설물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하나의 생명체로서 졸업생과 재학생, 교직원의 관심을 받고 숨을 쉰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간직하고 그곳을 거쳐간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의 장소가 되는 곳. 그곳이 학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면 단위 학교가 지역민과 갖는 끈끈한 유대는 남다를 것이기에 면민의 날 행사 등에 동참하면서 지역민들과 상생하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해당 문의 전화가 온 것은 여름방학이 시작하기 전이었습니다. 조기축구회 회장님과 통화하였었고, 그 내용을 전해들으신 것 같습니다. 통화 내용을 말씀드리면 이런 내용입니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에 제한이 많아 회원분들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니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는 주말에 운동장 사용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과 접촉이 없으니 감염병 확산의 우려도 없는데 왜 개방을 안하는 것인지, 다른 학교들 일부가 개방을 하고 있는데 왜 왕궁중학교는 개방을 안하는 것인지를 여쭤보셨습니다.

학교에서는 전라북도교육청의 학교시설 내·외부시설 개방과 관련해서 감염병 확산의 우려로 일시 미개방으로 공문으로 안내된 점 또한 재차 말씀을 드리며,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고, 감염병 확산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학교시설을 개방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추후 상황이 호전되면 개방 가능함을 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조기축구회에서 학교 운동장의 전반적인 관리를 지원해주셨으나 감염병 확산으로 개방하지 않자 학교에서 관리하기를 요청하셨기에 그에 따라 7월경에 용역업체를 통해 전체적인 제초작업을 실시하였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일부 개방하는 학교가 있는데 왕궁중학교가 지나치게 염려하는 것이라고 하시며 개방하기를 재차 요청하셨고, 대화는 같은 내용으로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활동을 못하셔서 답답하시다면 학교 운동장이 아닌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풋살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씀드렸으나, 졸업생이 학교운동장 만큼 마음편한 곳이 어디있겠냐며 재차 개방을 요청하셨습니다.

조기축구회 회장님은 천연잔디 운동장이 조성되어온 과정을 말씀하시며, 학교 운동장은 학교시설이기 이전에 졸업생들이 일군 것으로 응당 학교에서는 졸업생 등 지역민들에게 개방하여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학교가 개방되어있으나, 시설물 관리는 학교 행정실에서 업무를 맡고 있으며, 사용함에 있어서는 일방적인 사용 통보, 학교장님에게 직접 연락하시기보다는 절차에 따라 최소 1주일전에는 담당부서에 사용 요청을 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면 단위 많은 학교들이 천연잔디 운동장을 갖고 있는데 왕궁중학교도 조기축구회에서 도와주시지만 학교에서 관리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신축 학교들이 천연잔디 운동장이 아닌 마사토 운동장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마사토 운동장이 천연잔디 운동장과 비교하여 충격 흡수면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고, 천연잔디 운동장은 5월경부터 월 3회는 제초와 시비, 관수를 해줘야 하는 반면에 마사토 운동장은 운동장 관리 측면에서도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천연잔디 운동장을 갖고 있는 학교들도 관리가 어려워 나중에는 마사토 운동장으로 대체되는 추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말에 조기축구회 회장님께서 학교에서 잔디밭을 갈아엎는다는 말이냐며 격양되셔서 말씀하셨고,

학교의 촉탁직으로 계신 시설관리원 한 사람이 시설물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씩은 해야하는 제초작업까지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결국엔 용역을 통해 관리해야 하는데 전체적인 제초작업을 1회 하는데에도 100만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데 천연잔디 관리하는 것에만 많은 예산을 쓸 수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조기축구회 회장님은 학교에서 천연잔디 운동장을 엎앨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시며 격분하셨고,

저는 운동장에 천연잔디를 조성한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정말 학교가 원하고 학생들이 원해서 조성된 것이었는지 회장님에게 여쭈었고,

그 말에 조기축구회 회장님께서는 욕설을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저는 지역민과 불화를 원했던 것도 아니었고, 학생들의 건강한 교육환경과 안전을 위해 힘써야 하는 학교의 입장을 말씀드리며 재차 소통하려 하였습니다. 학교 운동장 개방을 무기한 금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감염병 확산세를 주시하며 개방 시기를 가늠하고, 개방 가능함을 안내드린다고 재차 말씀드렸습니다.

천연잔디 운동장이 조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들어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왕궁중학교 마크에 잔디가 들어갈 정도로 지역민들의 애정이 깊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천연잔디 운동장을 없애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 아니라 현재 왕궁중학교에 재학 중인 후배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오히려 왕궁중학교는 서로가 부담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천연잔디 운동장을 어떻게 잘 가꿔나갈 것인지, 예산과 인력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왕궁중학교를 내 집처럼 아껴주시고 주인의식을 갖고 계시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나,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학교운동장을 개방하여 사용하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학생이 없으면 학교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후배들이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자랑스럽게 왕궁중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졸업생들과 교직원들이 아껴주고 지원해줘야 지금의 자랑스러움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는 언제든 소통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행정실로 전화주시기 바랍니다.(063-832-4201) 학교와 지역사회가 상생하며 모두가 발전하고 번영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전라북도 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 관리 조례

제21조(재산의 일시 사용ㆍ수익허가) ① 재산관리관(분임직을 포함한다)은 재산을 개인 또는 각종 단체에게 교육활동과 재산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일시 사용·수익허가를 할 수 있다. 다만,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과 내용이 교육 본래의 목적과 학습 및 학교보건위생 등에 저촉되지 아니하여야 한다.」

⇒재학생들의 안전한 교육활동에 저해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추후에 개방 결정 후 사용 안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