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공고 2학년 4반 22번 전보성 학생을 칭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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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은영 | 등록일 | 18.04.12 | 조회수 | 1275 |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김은영입니다. 지난 토요일(4/7)은 부친의 추모예배가 있어 군산에 사시는 노모를 모시고 익산 동생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추모예배와 식사 등 일정을 마친 후 자녀들이 각각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저만 남아 잠깐 일을 보는 사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전북 기계공고에서 근무하는 동생과 잠시 학교에 들어간 사이에 사택에 계시던 어머니가 잠시라도 딸을 더 보겠다고 나오셨는데 길치인 터에 낯선 곳이라 그만 길을 잃고 만 것입니다. 어머니를 홀로 두고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마트에 다녀왔던 올케로부터 어머니가 없어지셨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금방 오시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추운 날씨에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막막하기만 하여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어 동네를 쳇바퀴 돌듯 뒤졌고 엄마의 자취는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온 식구가 추위에 지치고 엄마를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 젖어들 즈음에 엄마가 놓고 가신 핸드폰으로 연락을 받게 되었는데 한 남학생(전보성)의 전화였고 덕분에 엄마와 다시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85세지만 정정하시고 정신도 맑으신 어머니가 전북기계공고와 이리공고를 구분하지 못하고 물어물어 이리공고를 가게 되었고, 다른 학교임을 알고 그곳에서 나와 헤매다 사람들에게 물어(역시 공고를 물으신 것으로 추측됨) 돌다 보니 다시 이리공고로 가게 되었는데 본인은 기계공고라고 생각되어 학교 안으로 들어가셨나 봅니다. 그곳에서 악기 연습을 하던 전보성 학생을 만났고 그로부터 2시간동안 학생이 동생 집을 찾아주려 애썼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고생하던 중에 경찰과 연락이 닿아 극적으로 잃었던 어머니를 찾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날 따라 4월답지 않게 몹시 춥고 진눈깨비까지 내렸는데 두 시간 이상을 머리 허연 노인의 말을 경청하고 집을 찾아주려 애쓴 전보성 학생이 얼마나 고마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경찰과 만나 인계하다보니 저희 식구와는 대면도 못하고 전화로 인사만 하고 말아서 아쉬운 마음이 크기에 이렇게나마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추운 날씨에 긴 시간 동안 노모와 함께 헤매며 길을 찾다 전화 연결이 되자 한숨을 쉬던 어린 학생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효가 바닥에 떨어지고 학생들의 인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즘에 이렇게 훌륭하게 학생들을 가르치신 이리공고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리며 가능하면 전보성 학생의 선행이 다른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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