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따스함이 무르익어가는 나른한 오후,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수능응원 캠페인 안내”

― 고3 수험생 대상 수능 인사, 기념품, 간식 전달.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짧은 문장 속에서누구는 당연히 응원받고,

누구는 여전히 잊혀지는 현실이조용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능일,그날의 학교는 축제처럼 꾸며지고

곳곳에서 따뜻한 인사와 응원이 이어진다.

고3 아이들은 선생님과 지역사회로부터기념품을 받고,

간식을 건네받으며‘너희의 노력이 소중하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수능일 전공과시험’에는

그런 따뜻함조차 없었다.기념품도, 간식도 없었다.

오직 교사를 위한 음식만, 아이들 사이를 지나 배달되었다.

누구를 위한 날인지,그 순간은 너무도 분명했다.

그들의 ‘고지식한 원칙’ 속에서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뒷전이었다.

그들의 ‘배려’는 늘 한쪽으로 기울었고,

우리의 현실은 그저 “예외”라는 이름으로합리화되었다.

나는 그저 한 학부모일 뿐이지만,

그 문자를 받은 순간,

마치 쫌생이가 된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왜 이렇게 작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왜 이런 감정이 부끄러워야 하는가.

지난주부터 이어진 이 씁쓸함은이제 하나의 확신이 되었다.

그들의 관심은 언제나 그들만을 향하고,

우리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평가라는 시험을 치르지만,

세상은 여전히 ‘다른 날’로 대한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되묻는다

“누구를 위한 교육이며,누구를 위한 응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