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스포츠와 VR 스포츠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상 스포츠가 전통 스포츠를 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 스포츠는 장소의 제약이 적고, 신체 능력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가상 스포츠는 현대 사회의 변화에 잘 맞는 스포츠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상 스포츠가 전통 스포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상 스포츠의 장점은 분명하다. 실제 운동장이나 많은 장비가 없어도 참여할 수 있고, 운동에 자신이 없는 학생이나 신체적 제약이 있는 학생도 비교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e-스포츠는 전략을 세우고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을 요구하며, VR 스포츠는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움직임을 경험하게 해 준다. 이러한 점에서 가상 스포츠는 새로운 스포츠 문화로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체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단순히 재미를 느끼는 데에만 있지 않다. 전통 스포츠는 몸을 직접 움직이며 근력이나 지구력 같은 기초 체력을 기를 수 있고, 팀 활동을 통해 협동과 책임, 규칙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한다. 이런 경험은 화면을 통해 이루어지는 활동만으로는 충분히 얻기 어렵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신체 활동이 건강뿐 아니라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부에서는 VR 스포츠가 실제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 스포츠를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VR 스포츠는 정해진 공간과 프로그램 안에서 이루어지며, 실제 경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나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까지 완전히 담아내기는 어렵다. 기술이 제공하는 경험은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신체 활동이 가지는 본래의 의미를 모두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가상 스포츠는 전통 스포츠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체육은 기술을 무조건 배제하기보다 적절히 활용하되, 직접 몸을 움직이며 배우는 경험의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 체육의 목적이 단순한 기록 경쟁이 아니라 건강한 성장과 균형 잡힌 발달에 있다면, 전통 스포츠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다.

최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