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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바꾸는 기술, 사회를 바꾸는 공학
작성자 안예주 등록일 25.12.19 조회수 1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오늘날,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문제이다.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은 산업 발전을 이끌어왔지만, 동시에 대규모 탄소 배출과 자원 고갈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였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 과정의 핵심에는 공학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에너지원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공학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이라는 분명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 또한 명확하다. 태양광과 풍력은 자연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는 간헐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장치, 전력 변환 기술, 정밀한 제어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력전자 기술, 그리고 전력 흐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제어 기술은 모두 공학적 접근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

 특히 에너지 전환의 본질은 개별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시스템의 완성도’에 있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 저장하는 기술, 소비하는 기술은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으며, 하나의 유기적인 구조로 작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발전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저장 기술이나 전력 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학은 단편적인 기술 개발을 넘어, 전체 에너지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기술의 사회적 영향 역시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새로운 에너지 기술은 산업 구조, 일자리, 생활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공학 기술이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효율성과 경제성뿐 아니라 안전성, 접근성,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공학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을 구현하는 단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기술’을 설계하는 학문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기술 경쟁이 아니라 공학적 선택의 문제이다. 어떤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미래 사회의 환경 수준과 산업 구조, 삶의 질이 결정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학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책임 있는 해답을 제시해야 하는 분야이다. 기술을 통해 환경 문제를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구조를 설계하는 것, 이것이 오늘날 공학이 감당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김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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