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를 없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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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김찬영 | 등록일 | 26.09.18 | 조회수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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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놔두고 얼른 협의실로 가서 달걀을 만져야지' 우리 반에서는 요즘 달걀을 부화하는 실험을 하고있다. 따뜻한 온실을 만들고, 그 속에 달걀을 넣고 부화할 때까지 기다리는 실험이다. 물론 가만히 놔둔다고 달걀이 저절로 병아리가 되는건 아니다. 이게 은근히 손이 많아간다. 온실 속 온도는 물론이고 습도도 적절히 유지시켜 줘야 하고, 달걀이 골고루 따뜻해지도록 조금씩 요리조리 돌려 주기 까지 해야한다. 우리가 어미 닭이 되어야 하는 셈이다.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침 일찍 아무도 없는 교실에 들어가 따끈따끈한 알을 만질생각에 들떠 있었다. 달걀을 돌려 주는일은 우리 반 아이들누구나 하고싶어 했다. 하지만 반장고은별은 순번을 정하고 정해진 사람만 달걀을 만질 수 있게했다. 어제 내가 한 번만 만져 보게 해 달라고 졸랐지만, 고은별은 딱 잘라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부화기 속에 있는 달걀들을 내가 제일 먼저 가서 돌려 줄 생각이였다. 아주 잠깐, 10초 정도는 내 손바닥으로 따뜻하게 해 줘도 될것 같았다. '고은별 네가 아무라 그래 봐라. 일찍 가서 내가 실컷 만질 거다.' 나는 신나게 학교로 향했다. 5학년 4반. 새로운 교실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이제는 익숙해진 교실 신발장 앞에서 신발을 아무렇게나 툭툭 차 넣고, 실내화로 갈아 신고 몇번 바닥에 콩콩거리며 교실로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달걀 부화기는 선생님들이 모여서 회의하는 곳인 5학년 협의실에 있다 우리학교는 안전을 위해서 밤에는 교실에 전기가 끊어지지만 협의실에는 24시간 전기가 들어온다고 했다. 밤에도 어미 닭 품처럼 38도의 따뜻한 온도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우리반 아이들은 알을 담은 부화기 5학년 협의실에 두었다. 들뜬 마음으로 교실 문을 막 열고 들어갔는데 교실이 이상했다. 책결상도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준비물들도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뭐야, 어제 당번들 청소 제대로 안 했나 보네. 선생님께 다 일러야겠다." 아무도 없는 교실이 어색해서 일부러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혼잣말을 하려니 괜히 목소리가 개미만 하게 나왔다. 내 자리에 가방을 두고 교실을 다시 둘러보니 교실은 그냥 청소를 안 한 정도가 아니라 난장판이었다. 교실 이곳저곳 흰색 물감이 뿌려져 있었다. 넘어진 책결상은 물론이고 교실 바닥과 선생님 책상에도 물감이 튀어 있었다. '뭐지? 지난번 미술시간에 썼던 아크릴 물감 같은데?'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대용량 아크릴 물감을 조별로 짜서 나눠 주시던게 기억이 퍼뜩 떠올랐다. 준비물 바구니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크릴 물감이 찌그러진 채 뒹굴고 있었다. "뭐야! 누가 이런 거야?" 화나는 마음에 버럭 소리를 쳤다. 이번에는 나도 깜짝 놀랄만큼 큰 소리가 나왔다. 누가 들으라고 한 소리가 아니라 그냥 정말 놀라서 큰목소리가 나왔던 거다. 그 순간 복도에서 다다닥 다급하게 뛰는 소리가 들렸다. 급히 교실 문을 열어 보니 저 멀리 복도 끝에서 검은 모자를 쓴 그림자가 6학년 교실쪽으로 뛰어나가고 있었다. 내가 방금 지른 소라에 놀라서 달아나는 것 같았다. '범인이다!' 평소 {명탐정 코난}을 즐겨 본 내 본능이 말했다. 저기 뛰어가고있는 검은 모자가 우리 반을 어지럽힌 범인이 틀림 없다고. '뛰어가서 잡아야하는데' 아니가서 얼굴이라도 확인해야 하는데...... .' 생각은 한가득이었는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복도에서 달리기라면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자신이 있는 나다. 전담시간 음악실, 어학실을 왔다 갔다 하며 우리 반 아이들과 레이스를 펼치며 1등은 항상 내차지 였다. 피구도,축구도, 줄넘기도 만능인 노하민조차 복도에서만은 나를 이기지 못한다. 선생님께 혼나지 않게 빌소리도 죽이며 빠르게 뛸 수 있는 난데, 왜다리가 안움직였는지 모르겠다. 그때 교실에 지수진이 들어왔다.5학년이 되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목소리를 몇 번 못 들어 본 애다. 평소에 이야기도 잘 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여자애들하고만 놀아서 그냥 조용한 애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나만 아는 비밀인데 노하민이 지수진을 좋아한다. 일부러 본 건 아닌데 노하민이 연습장에 '지수진 하트 노하민'이라고 적어 놓곤, 이름 점을 본 흔적을 봤다. 수학시간에 연습장이 없어서 노하민한테 한 장을 찢어서 받았는데, 앞 장에 글씨를 눌러쓴 흔적이 거기에 살짝 남아 있었다. 나는 사간을 수사하듯 연필을 눕혀서 몇 번 쓱쓱 칠해본고 두 이름을 확인한 후에 다른 친구들이 보지 못하게 종이를 책상 서랍 속에 숨겼다. 친구의 짝사랑을 소문낼 만큼 내 우정은 가볍지 않기 때문이었다. "앗! 이게 뭐야! 교실이 왜 이래? 물감, 이우주 네가 그런거야?" 항상 조용했던 지수진이 목소리를 그렇게 크게 낼 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아냐. 나도 방금 왔고, 이미 이렇개 돼 있었어. 근데 방금 범인이 저기로 뛰어갔어!" "범인봤어? 어떻게 생겼어?" "아.... 아니, 얼굴은 못봤고 뛰어가는 뒷모습만 봤어. 근데 검은 모자를 쓰고있는건 확실히 봤어." "응? 검은모자라고? 나도 방금 누가 지나가는 보긴 했는데....., 검은 모자가 범인인 건 어떻게 알았어? 수상한데 ....., 너 왜 이렇게 일찍 학교에 왔어?" "어? 어..... 나는 다,다 달걀! 달걀 돌리려고 일찍 왔지. 오늘 우리조가 당번이야." 바보같이 범인처럼 더듬으며 말하고 말았다. 평소에는 말 한마디도 안 하던 지수진이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물으니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애들 없을 때 달걀 만져 보려고 일찍 왔는데, 이게 뭔일이니? 물감을 닦으려면 진짜 힘들겠다. 그럼 뒷수습은 다른 애들이랑 선생님 오시면 하고 우리는 달걀 돌리러 가자." 지수진 말에 얼른 정신 차리고 협의실로 향했다. 교실에 뿌려진 물감이 내내 찝찝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달걀을 실컷 만져 볼 수없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원래 선생님들만 이용하는 곳이라 그런지 막상 문 앞에 서자 문을 열기가 좀 망설여졌다. "야 이우주, 문 안 열고 뭐 해. 내가 열게. 나와 봐. " 지수진이 내 앞으로 끼어들더니 조심스럽게 협의실 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조용한 학교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복도에 크게 울렸다. 그리고 그 소리가 끝날 때쯤 우리 둘은 그대로 멈췄다. 일시정지. 그 순간 모든 세상이 멈췄다. 내 생각도 멈췄고, 지수진도 멈췄고, 나도 멈췄다 우리 세계를 보고 있던 누군가가 일시 정지 버튼 누른 것마냥 모든 것이 한순간에 멈췄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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