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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사회가 만든 결과, 번아웃
작성자 안예주 등록일 25.12.19 조회수 2

균형 있는 삶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경쟁과 결과 중심 속에서 돌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더 빠르고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는 직장인들의 업무 환경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업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학생들 학교생활, 대학 입시 등의 부담 속에서 쉬면 뒤처진다라는 불안과 압박을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이렇게 완벽하게 사는 것의 이면에는 심리적 피로와 정서적 고갈이 있다.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는 번아웃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번아웃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에 빠지는 현상을 말하며, ‘탈진 증후군또는 소진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세계 보건 기구는 이를 국제 질병 분류(ICD)에 포함해 건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직업 관련 현상으로 인정했지만, 아직 명확한 정신의학적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그만큼 번아웃은 단순히 개인의 정신 문제만 원인이 아닌 복합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다.

 번아웃의 원인은 개인 차원이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나 집단의 시스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을 이루고 있다. 완벽주의적 성격이나 예민한 성향이 번아웃을 촉진 시키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에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시간적 압박, 불공정한 대우, 사람들과의 부족한 의사소통 등이 번아웃을 촉진 시킨다. 특히 학생들은 학업을 위해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이 당연해지고, 공부하지 않는 시간을 죄책감으로 느끼는 분위기 또한 학업 번아웃을 촉진 시킨다. 결국 이런 요인들은 개인의 통제 범위를 넘어 조직과 사회의 문제로, 결국 한 개인의 삶을 소진하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끊임없이 완벽한 성과를 요구하고, 휴식조차 죄책감으로 느끼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번아웃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번아웃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의욕 저하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번아웃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이 어렵고, 집중력과 인지 조절 능력이 저하되며, 자기효능감의 급격하게 하락하거나 부정적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된다. 또한 매사에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더 큰 우울이나 불안 같은 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조직의 생산성까지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발생시킨다.

 초기 번아웃은 항상 지쳐있는가?’, ‘일이나 학업에 모든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같나?’, ‘하루 종일 일을 하는 자신이 따분해 보이는가?’ 등과 같이 질문들로 간단하게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번아웃을 다스리기 위해서 무엇보다 스스로 버텨야 한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도움을 구하고 휴식을 취하며 자기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도한 경쟁 구조와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완화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소통 환경을 만드는 것이 번아웃을 다스리고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결국 번아웃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사회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일의 효율보다 사람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문화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누구나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칭찬하기보다는 균형 있게 살아가는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번아웃을 극복하는 것은 단지 일의 피로를 푸는 일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길이다.

안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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